Monday, December 16, 2013

다시 살아난 샘물교회의 망령

2007년 7월, 샘물교회 내 한 선교팀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납치/인질극은
오늘날 개독교라는 비난의 봇물이 되었던 주요한 시발점으로 설명된다.
 
23명의 자원봉사로 구성된 샘물교회 선교팀이 탈레반에 의해 납치되고,
결국 2명이 희생되고 피랍 41일만에 한국으로 귀환했던 당시의 사건으로 인터넷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난리가 났었다.
 
단순히 종교가 아니라 공동체 사회의 근간으로 이슬람이 뿌리내린 아프가니스탄으로,
공항에 부착된 여행자제안내문 앞에서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는 모습,
그리고 그 모든 발단에 사회적으로 미덕이 되지 못하는 한국 개신교의 배타적 선교전략이 겹쳐지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을 비난했다.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국가 주요인물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고, 수십-수백억의 몸값이 지불되었다는 소리도 있었다...
개독교라는 오명을 남긴채 그렇게 잊혀져갔던 그 사건이, 한 유가족의 소송에 의해 다시금 수면위로 올라왔다.
다시금 인터넷은 샘물교회, 아니 개신교 그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넘실대고 있다.
 
왜 이 시기에, 국가를 상대로 그(들)이 소송을 제기했는지는 의문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순교를 받아들일 수도 있을텐데.. 기사를 읽어보니, 이번 소송은 비기독교인 유족에 의해 진행되었다는 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당시 샘물교회 선교팀의 사건은 여전히 개신교를 개독교라 부르기 좋아하는 다수의 군중에 의해 비난받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일 뿐이다...
 
당시 나는 한국의 한 지역으로 아웃리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웃리치(선교)를 며칠 앞두고 벌어진 아프간 소식에 적었던 글을 끄집어 온다.
 
어제... 아프간 소식을 들었다.
오후에 팀 기도모임을 하는데
자꾸만 그 생각이 나서 그들을 위하여.
아프간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과 아프간의 무슬림들을 위해 기도했다....
 
하루만에 상황이 참 많이 바뀐 것 같다.
뉴스는 나름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인터넷은 온통 비난의 글로 난무한다.
네이버 댓글이..
특히나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향해 얼마나 무정하고 원색적인 비난의 글이 난무할 수 있는지는 잘 알고 있지만,,
참 마음이 불편하다.
가만히 글을 읽다가 보니
나 역시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 이렇게까지 정부가 만류하고 그랬으면서도
 도대체 왜 간거지....... 아프간에 출국하지말라는 표지판앞에서 v자하고 사진 찍는 건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한 믿음이야...."
라며...
 
결국 그 사진 속에 공개된 한 사람의 홈피에 가보았다.
역시나 그것도 익명으로 포장된 사람들의 온갖 비난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았다.
이슬람의 성지에서 워십을 하고 기도를 하는 모습들.
선교보다는 마치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이 아닌가 하는 무수히 많은 사진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의 비난 댓글로 가득차 있었다...
 
그런데...
사진첩은 그러한 사진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어린아이들에게 페이스페인팅을 해주고, 과자먹기 게임을 하고 그곳 어린이집을 이쁘게 장식하고...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사진에 가득했다.....
그런 사진들에 비난의 글은...아니 칭찬의 글조차 없었다....  (2007. 7.22)
 

위의 글은 결국 저렇게 끝났다. 더이상 기록하지 못한채 남겨진 글이었다.
 
샘물교회나 선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가지 말라는 지역을 당당히 가는 그들의 모습이나,
타종교에게 함부로 자신들의 종교를 강요하는 무모한 행위,
그리고 그들의 성지를 모욕하듯이 거기서 자신들의 종교행위를 펼치는 것은
다종교사회를 살아가는 모습으로서 부족한 모습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로 인해 웃었던 사람들, 잠시나마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그들의 모습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
 
샘물교회, 아니 기독교 전체에 대해 잘못된 부분은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난을 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의 행위가 가져온 또 다른 결과물들이다.
 
이번 소송으로 인해 다시금 망령이 솟아오르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냉정하게 현실을 보고, 비난할 것은 비난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는 그런 객관적인 시각이 과거의 망령을 청산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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